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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11 22:10

[비염] 비염, 완치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질문에

조회 : 5,747  
“그러니까 이 한의원에서 3개월간 치료받으면 비염이 말끔하게 완치되는 거죠?”

다른 시각, 같은 장소... 한의원 진료실에선 성별도 연령도 직업도 다른 세 분이 기대와 의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같은 질문을 던지십니다.

비염을 치료하면서 처음 겪는 일도 아니건만, 비염 초진 상담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늘 만감이 교차하곤 합니다. “네, 물론이죠!”라고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 치료기간 동안 한약 복용 외에도 당부 드리는대로 생활수칙과 음식관리 등을 잘 지켜주실까 하는 염려, 그래, 완치를 향해 환자도 나도 함께 최선을 다해보는거라고 스스로에게 주는 격려 등등...

올해 3학년이 된 @@이. 여섯 살 때부터 알러지성 비염과 피부 가려움증을 가지고 있었고, 늘 입으로 호흡을 하며 수영을 시작한 이후로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컴퓨터 오락을 좋아하며, 삼년째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털이 염려되긴 하지만 이미 가족이 되어버린 마당이라 절대 친척집에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50대 중반의 박%%님. 수십년 된 비염과 코골이로 내원하셨는데 밤에 주무실 때 어찌나 시끄러운지 부부간에 각방을 쓰셔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시고 일 관계로 술자리가 잦은 편이며, 스트레스 탓에 줄담배도 끊이질 않는다는군요. 

20대 초반의 대학생 김**님. 알러지성 비염과 다크서클, 여드름을 주증상으로 내원하신 분입니다.
큰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심하며, 늦은 밤까지 공부하고 오전 느지막한 시각에야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은 굶고 늦게까지 공부하는 밤에는 야식을 즐기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고, 자연히 잦은 소화불량에 변비, 상열감, 생리통까지... 아픈 증상을 끝도 없이 나열하십니다.   

3개월이라는 비염치료 기간이 마치 치료의 마지노선인 듯 상징성을 지닌 건 아니지만, 최소 그 기간 만큼은 상태의 호전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잘 설명드린 후 세 분 모두 한약, 치염고 등의 처방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한약 치료를 하면서 초반 한 달 반가량은 증상의 개선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초반에는 감기에 걸려서 코막힘과 재채기가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이 어머니께서 불평하시기도 했습니다. @@이가 오락을 좋아해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서 그런지 어린 나이임에도 척추가 휘어있고 앉은 자세도 구부정해서 교정요법과 근육마사지 등을 함께 실시했습니다. 운동에 대한 상담도 했는데, 실내 활동을 좋아하는데다 수영으로 증상이 악화된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떤 운동을 권유하든 부정적이었어요.

박%%님은 바쁘셔서 2주에 한번, 한약 복용을 마칠 때 즈음해서 내원하셨는데, 한약 복용만으로도 한 달 만에 코막힘,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전보다 깊은 잠을 주무시고 코고는 소리도 약해졌다며 좋아하셨는데,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치료를 중단하신건지 세 번째 약처방 이후로 한동안 얼굴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 후 거의 두 달여 만에 재내원... 하신 박%%님의 코는 처음 진료했을 때의 상황 그대로 에취, 훌쩍훌쩍, 줄줄...-_-;; 휴우~ 참 많이도 힘들어 보이셨답니다.     
  
김**님은 하복부의 문제부터 접근, 변비와 생리통 관련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여드름의 피부 시술도 함께 받으셨는데요, 피부 시술을 받고 나서 며칠간은 피부가 조금씩 깨끗하고 부드러워지는데, 금방 또 새 여드름이 올라온다고 호소하셨습니다. 또한 한약 복용 초반에는 장에 가스가 많이 차고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린다며 투덜거리셨어요. 상열하한증과 복부순환저하를 개선시키기 위해 한약 복용 초반에는 변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고 설명 드리면서 치료를 계속해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는 치료 두 달여가 지난 후에야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아이의 상태가 좋아지긴 하는 건지... 걱정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시던 @@이 어머니의 얼굴이 조금씩 밝아지십니다. 영하 십도 가까이 내려가는 기온에도 코에 별다른 이상이 없고 피부가 덜 건조한지 긁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네요. 확실히 척추가 틀어진,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엔 교정요법을 병행하면 효과 면에서 시너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싱글벙글한 @@이와 다시 운동에 대해 상담했습니다. 예전에 했던 수영은 폐활량을 늘리고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데 좋은 운동이지만 수질에 따라 도리어 피부와 코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자세를 바로잡고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배우고 싶은 다른 운동을 하나 골라보자, 오락시간을 조금 줄이고 강아지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을 실외로 바꾸어보면 어떨까? 등등... 

다행히도 @@이가 흔쾌히 태권도를 배우겠다고 해서 동네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는군요. 지난 주말엔 아빠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동네 약수터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오락만 하던 @@이에겐 나름 큰 변화라고 여겨집니다. 이만하면 열 살 소년이 제법 의젓하고 기특한 구석이 있죠? 성가신 비염이 호전되면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는 걸까요^^     

박%%님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치료에 임해야 했습니다. 힘드시더라도 한 주에 한 번씩은 꼭 내원하셔서 침치료와 비강교정을 받도록 하고, 음주와 흡연, 식습관도 전보다 엄격하게 간섭해드렸습니다. 한 번 좋아졌다가 악화된 경험이 있어서인지 박%%님도 전보다 더 열심히 내원해서 치료를 받으셨어요. 처음에 내원이 어렵다며 받지 못했던 비강교정과 침치료를 병행하니 두 달여 만에 코골이가 훨씬 개선되었습니다. 이제 부부간에 각방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반색하시네요. 기름진 음식과 술자리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담배만큼은 끊거나 줄이는 게 도저히 안 될 것 같다고 걱정도 하십니다. 
그리고... 코증상이 호전되니 또 다시 내원 치료가 뜸해지셨는데...^^;; 치료가 정리될 때까지는 꾸준히 내원하셔야 하지만 직장일 때문에 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부디 한약 거르지 말고 잘 복용하시고 가정 관리를 꾸준히 잘 하고 계시기를, 다시 몸상태가 도로아미타불(?)되어 한의원으로 돌아오시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김**님은 먼저 코증상보다 소화 쪽 문제에 큰 호전을 보였습니다. 속이 편해지고 배변도 하루에 한번씩 시원하게 해결하신다는군요. 생리통의 경우 평소엔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였는데 이번엔 통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드름도 예전에 올라온 흉터는 아직 조금 남아있지만 새로 더 이상 올라오는 것 같지 않답니다. 속이 편해지니 상열감이나 코막힘, 콧물, 재채기가 별로 없어 머리도 맑고 공부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만족해하시네요. 늦게 일어나더라도 아침을 꼭 챙겨드시고 야식을 최대한 줄이도록, 늦은 밤 공부로 출출하다면 가벼운 채소 샐러드나 따뜻한 두유 정도로 허기만 달래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일단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진료의의 잔소리(?)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잘 따라주시는 것 같네요^^;;    

코가 꽉 막혀 입으로 숨을 쉬고, 콧물을 줄줄 흘리며 재채기를 하고, 코가 근질근질하고... 비염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호소하는 코 증상은 엇비슷하지만 코 이외의 증상을 살피다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성격만큼이나 상이한 것이 각각의 건강 상태입니다. 위에 열거한 세 분의 경우를 보더라도 똑같은 비염으로 내원하셨지만 비염 외의 기타 증상, 요법에 대한 신체반응, 호전도 등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비염이 면역력 저하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니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증상을 없애는 데에만 주력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호전은 나타나지 않는 법이구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코 이외의 다른 증상을 일으킨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함께 치료해야만 비염 자체에도 더 큰 호전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이 말처럼 쉽고 빠른 건 아니죠. 그러니 치료하는 사람도 받으시는 분도 지치고 힘들어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한의원에서 치료받으면 비염이 완치되는 건가요?”

환자분들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일단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비염은, 결코 쉽게 볼 질환이 아닙니다. 치료도 거르지 말고 열심히 받으셔야 하지만 제가 절대 간섭할 수 없는 가정에서의 꾸준한 생활 관리와 식습관 개선, 적절한 운동요법이 필요합니다. 물론 노력은 의사와 환자가 함께 해야 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비염 환자분들 모두가 100퍼센트 완치되신 건 아니지만, 일단 진료를 시작하면 완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환자분께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또 너무나 지키기 어려운 평범한 진리를 계속 확인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바로 비염의 치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염 치료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인이 있어 그 질환이 발생한 만큼, 그 원인을 제거하기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한다면 분명 비염과 더불어 다른 증상의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비염으로 내원했는데 비염 이외에 다른 증상까지 덩달아 좋아졌어요.” 

진료실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순간... 질환을 갖고 내원한 환자에게도, 질병을 고치는 한의사에게도 그만큼 신명나는 순간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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